자신에게 맞는 아카이브용 어플리케이션을 찾는 분들이 있다면 도움이 될까 하여 나의 탐색기를 공유해 본다.
각 서비스들 일일이 화면 캡처하기가 귀찮아서 이미지 하나 첨부 없이 작성한다.
노션과 헤어실 결심
노션을 꽤 오래 사용했다. 영문으로 시작해서 한글화의 맛을 봤으며 홈페이지를 못 만들 당시 노션으로 페이지 여러 개 만들었다가 구글 검색에서 노출돼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는 나름 오랜 유저이다. 초창기를 생각하면 10년도 안된 서비스가 이렇게 성장한 것이 대단하긴 한데 사용하는 입장에선 점점 무거워지는 서비스에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데이터가 많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화면 로딩부터 막막해지는 경우가 잦아지기 시작했다.
노션 장점
- 온라인 어디서나 접속 가능
- 외부 공유 가능
- 데이터베이스
- 링크와 백링크
- 다양한 기본 템플릿 & 타인의 템플릿 적용 쉬움
- 한국어 튜토리얼이 많음
- API 연동
노션 단점
- 무거워지고 느려져간다
노션의 업데이트는 업그레이드의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질과 양은 어마어마하지만 속도가 점점 느려지며 점점 본질에서 멀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라이언트도 무거운데 브라우저는 더 무거웠다. 데이터베이스가 60건 이상 넘어가는 순간 첫 화면 로딩부터 늦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종종 노션으로 이미지를 삽입한 형태의 독서노트를 기록하는 사람들을 봤는데 그걸 어떻게 관리하지? 의문이 들었다. - 백업 어려움
정확히 말하면 저장된 문서들의 이관이 어렵다. 보통 마크다운 export 지원하는 메모앱들은 export 결과물이 깔끔하던데 노션은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더럽다. 그래서 다른 어플리케이으로 import해도 알아보려면 일일이 손봐야 한다.. 한번 겪으면 그냥 노션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실제로도 에버노트로 탈출 한번 시도했다가 다시 노션으로 복귀한 오래전 기억이 있다. - 잦은 로그인 오류
네트워크 환경을 많이 타는 건지 내가 사용하는 습관이 잘못된 건진 모르겠는데 해결되지 않는 로그인 오류가 자주 발생했다. 클라이언트로 설치하여 사용할 때나 브라우저로 사용할 때나 오류는 항상 발생했다. 회사 업무에 심하게 지장이 가는 일이 있어서 노션 쪽에 문의했었는데 해결이 안 되고 연락이 끊김.
종합해 보면 협업할 이유나 소규모 비즈니스를 할 이상 사용할 이유가 많이 없어졌다. 예전엔 무료 사용에 한도가 있어서 년간 결제고 썼는데 개인 사용자에게 거의 무료로 풀리고 나서도 유료 결제 중이었다.. 예전엔 업무 협업용이나 급하게 땜빵(?)용으로 쓸 일이 많았으나 그 요인이 적어지면서 개인 기록용으로만 쓴다고 하면 사실 굳이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니타입 (Anytype)
공식 홈페이지 https://anytype.io/
개인 지식관리용 서비스를 키워드로 서칭 하다 보니 에버노트류에 반기를 들고 생긴 서비스들을 찾을 수 있었다. 이른바 데이터 주권은 사용자 본인에게 있다는 의식으로 탈 클라우드를 주장하는 서비스들이 몇몇 보였다. 그중 하나로 깔끔하고 그래프 방식의 UI라는 독특함이 매력적이었던 서비스를 하나 써보게 되었다. 23년도 여름 기준으로 1.5개월 정도 사용하다 그만뒀는데, 단점이 너무 치명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포스팅을 남기면서 찾아보니 또 뭐가 많이 바뀐 데다가 요금제도 도입된 것으로 확인했다. 워낙 업데이트가 빠른 서비스였다 보니 그러려니 한다..
애니타입 특징
- 탈중앙화된 데이터 관리 방식 & P2P 동기화
오프라인/ 온라인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로컬 퍼스트로, 생성한 데이터는 모두 기기에 저장된다. 그렇다고 한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름바 P2P 동기화 방식이라고 하는 기기 간 동기화를 지원한다. 중앙 서버에 데이터를 두고 동기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같은 네트워크에 접속한 기기들끼리 직접 동기화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는 같은 계정으로 로그인한 기기가 같은 네트워크에 접속해 있을 경우 동기화가 시작된다. 이 외에 기본으로 네트워크 백업용 1GB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그 외 보안에 관련하여 개발자들이 내세우는 내용이 있는데 이해를 못 해서 패스했다. - 깔끔한 UI
노션 비슷한 UI에서 한 단계 더 다듬어진 느낌이었다. 노션이 상대적으로 날 것의 느낌이라면 애니타입은 둥글둥글하니 다듬어진 느낌을 받았다랄까. - 외부 공유 가능
(자꾸 언급되어서 미안하지만) 노션과 동일하게 스페이스 단위로 작업 영역을 분리할 수 있다. 그리고 특정 스페이스를 공유 링크를 통해 타인에게 공유할 수 있다.
여기까지 알아만 봐도 궁금한 게 많이 생길 것이다. 일단 나는 그랬다. 그래서 이 원리를 좀 더 알아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 독특한 문서 시스템
노션과 동일하게 애니타입도 문서의 기본단위로 블록을 채용한다. 하지만 노션은 서비스가 사전에 정의한 블록 내에서 사용하는 개념이라면, 애니타입은 사용자가 미리 생성한 블록을 불러오는 개념이다.
애니타입에서는 블록을 오브젝트(Object)라는 용어로 부른다. 각 오브젝트는 타입(Type)으로 분류된다. 단순한 노트부터 문서 양식, 사람, 파일, 애니타입에서 생성된 문서 리스트 등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사용자는 오브젝트의 타입을 분류하고, 이 오브젝트의 내용이나 템플릿을 미리 구성한다. 문서 작성 시엔 이 오브젝트들을 불러와 작성하게 된다. 이 블록끼리 링크를 시키거나, 특정한 관계를 부여하는 것을 릴레이션(Relation)이라고 한다. 그 외에 세트(Set), 컬렉션(Collection)이라는 개념이 있다. - 그래프뷰로 관리하는 지식 관리 시스템
노션은 링크, 백링크를 제공하지만, 연관된 문서들 간의 관계를 한눈에 볼 순 없다. 애니타입은 이 관계를 그래프를 통해 시각화해 보여준다.
이 당시 나는 그래프 이론을 급하게 배워야 할 일이 있어서 그래프 비슷한 것들은 모두 찍먹하고 있었다. (아무 연관성은 없지만) 그래서 일단 사용해 보겠단 맘이 강했고, 이전까지 문서를 연관성 단위로 관리한다는 생각을 못했었기에 매우 흥미로웠다. 아이디어는 여러 지식들의 Serendipity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나름의 신조로 삼고 있는 나에게 그래프를 통한 관리 시스템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 다양한 기기 & 플랫폼 지원
당시 주력 맥북/ 서브 아이패드로 기록을 관리하고 있었다. 생각 외로 이 둘을 같이 지원하는 서비스가 많지 않았는데 애니타입은 안드로이드/맥/윈도우 플랫폼과 웬만한 기기들을 다 커버하고 있었다. - 활성화된 커뮤니티, 개발진의 빠른 피드백
커뮤니티 내 사용자 의견 개진, 개발진의 이벤트가 상당히 빈번한 느낌이었다. 당시 커뮤니티는 꽤 활성화되어있어서 뉴비가 글을 올려도 댓글이 꼬박꼬박 3개 이상은 달렸고 하루에 글이 20개 이상은 올라오는 걸보고 쫌 놀라웠다. 당시 히스토리를 훑어보기로 사용자들이 개선 요청한 사항들에 대해 개발진들이 직접 일정까지 언급하며 피드백을 주는 것에 신뢰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용자들이 언급했던 요청사항엔 초기 사용자인 나도 불편한 점이 있던 것들이 많아 금방 개선되겠지? 란 생각으로 일단 막무가내 이주를 했다.
애니타입 단점
- 비직관적 (새롭게 학습해야 할 내용이 많다.)
깔끔하고 귀여운 UI와는 별개로 이 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개념들은 직관적이지 못했다. 후술 할 옵시디언만 해도 익숙해지는데 한 시간도 안 걸렸지만 애니타입은 일주일이 넘어서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오브젝트, 타입, 릴레이션, 컬렉션 그리고 이것들을 생성하는 라이브러리... 이걸 이해하고 본인이 쓸 용도에 따라 미리 타입을 지정하고 템플릿을 만들고, 사용하면서 관계를 지정해 줘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먼저 사용할 큰 그림부터 그리고 설정하는 게 빠른 느낌이랄까. 그리고 개념과 보이는 형태가 비슷한 기능들이 몇몇 존재해 매우 헷갈렸다. - 개선 속도가 빠르다 → 사용자들이 공유한 튜토리얼은 이미 구버전
당시 내가 사용했던 버전은 0.3초 버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0. 후반대도 아닌 초반대 버전을 이용하는 것의 의미를 당시엔 몰랐다. 작은 업데이트에서부터 크게는 전체 UI 변경, 서비스 컨셉 변경까지 함께 겪어야 했기에 익숙해지는 게 매우 힘들었다. 이 말인즉은 2년, 1년 전에 남들이 올려준 튜토리얼 영상은 전혀 참고가 안된다는 소리이다.
특히 노션과 다르게 애니타입은 사용자가 미리 설정하는 문서의' 타입'이 중요하고, 타입과 타입 간의 관계 설정이 핵심 키이다. 어떻게 사용할지를 먼저 생각하고 셋팅을 해놓은 뒤 사용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다른 사용자들은 어떻게 설정해 놓고 사용하는지 참고하고 싶었으나, 당시엔 사용자 간 베스트 템플릿 공유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상태였다. - 한국에서 마이너 of 마이너
그래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좀 있으면 어떻게 사용하는지 물어라도 보겠는데 정보가 정말 1도 없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는 영어 기반으로 소통이 이뤄졌다. 커뮤니티 분위기가 뭐랄까 얼리어답터 + 지식 관리 서비스 덕후들이 기능 개선이 어떻게 되어야 한다 저쩐다 토론하는 분위기라 초심자가 참고할만한 자료가 없었다. - 원활한 사용을 위해 기술적 배경 지식이 필요 (영어 이해 문제인가)
위에선 P2P 동기화 방식에 대해 잘 아는냥 써놓았지만 사실 저 동기화 방식은 24년 상반기에나 이해한 내용이다..
당시엔 앞으로 허용할 네트워크 백업 용량, 그리고 모자랄 시엔 어떻게 되는지 (당시엔 Pricing 정책이 따로 없었음), 동기화, 링크 방향성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다. 여러모로 이해가 안 가서 커뮤니티에 질문을 올려보면 친절하게 답을 달아주는데 동어반복의 느낌의 답변을 받아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검색했을 때 나와 같은 내용의 질문을 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을 보면 내가 특이한 건 아니었던 듯하고, 이미 파일 암호화에 대한 지식이나 P2P, 탈중앙화 등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은 잘 이해하는 듯했다.
일단 그래프 뷰가 괜찮아 보이고 노션과 비슷해서 금방 적응할 줄 알고 무작정 이주는 해왔는데 적응은 실패한 케이스였다. 이해하는데 힘을 다 빼서 얼마 써보지도 못하고 종료.
딱히 영양가 있는 내용은 아닌데 쓰다 보니 길어서 1부와 2부로 나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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